수유시장의 역사/수유전통시장(골목)

수유시장의 역사 발전 과정 - "수유동" 2024년 서울생활문화자료

SYMon_Choi 2025. 7. 8. 14:57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매년 서울의 25개구의 행정동 426곳을 대상으로 한 해에 몇 개씩 행정 또는 법정동의 생활문화자료를 발췌하고, 동의 과거자료를 후대를 위하여 책자로 발간하여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서울의 4대문을 포함한 중심지역을 제외하고, 서울의 여타 지역의 동보다 일찍이 서울시에 편입되어  서울 동북지역의 다양한 정보와 문화를 가지고 있는 '수유동'의 생활문화자료를 조사하였고, 특히 수유동에서 위치한 많은 전통시장과 대표 전통시장인 '수유시장'의 역사는  '수유전통시장 상점가진흥 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최진호과의 인터뷰를 정리하여 4.전통시장편과 4.3 수유시장편에 실었고, 또 수유동의 원주민의 인터뷰와 다양한 과거자료를 함께  실어서 A4사이즈의 450페이지의 두껍고 큰 책자로 발간하였습니다.  

 

이에 강북구의 전통시장과 수유시장에 대한 역사가 담겨있는 인터뷰 내용을 누구라도 손쉽게 찾아보실 수 있도록, 온라인에도 담아봅니다.

(※일부 이해를 돕기 위하여 책자에 포함되지않은 사진을 추가로 첨부하였습니다.)

 

 

"수유동 - 느린도시, 살아있는 공동체" - 2024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서울역사박물관 

 

 

인터뷰  :  수유1동_수유전통시장 상점가 진흥사업협동조합  최진호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수유시장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약력

1962년 출생

1988년 수유시장주식회사 전무이사

1989년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정보대학원 졸업

2008년 서울특별시 재래시장 활성화협의회 위원

2016년 지역선도시장 수유마을시장 특성화 위원

2016년 서울상공회 강북구상공회의소 부회장

2020년 수유전통시장 상점가진흥 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수유시장은 19663월에 시장개설 허가를 받은 강북구의 대표 전통시장이다. 건물형 시장인 수유시장, 골목형 시장인 수유재래시장, 수유전통시장3개 시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 시장을 통합해 2009년부터 수유마을시장이 탄생하였다. 300여 개의 점포로 구성돼 일일 방문객이 약 25,000명에 달한다. 개시(開市) 당시 수유시장은 단층의 건물형 시장이었다. 하지만 1976년에 3층 건물로 하였고, 시장이 번성하며 주변 주택가가 시장화되었다. 2003년에 수유전통시장을 시작으로 2006년에 수유재래시장까지 아케이드 공사가 완료되어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수유시장은 2008년에 서울시 5대 우수시장인 ‘Hi Seoul Market’에 선정되었고, 2009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추진하는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을 진행하였다. 2016년에는 서울시 최초 지역선도시장으로서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도약기반을 마련하였다. 2022년에는 디지털 전통시장 육성 사업을 통해 수유시장 밀키트 브랜드인 당당한 셰프를 런칭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진호는 수유시장 설립자인 최기석 회장의 아들이다. 2020년부터 부친의 뒤를 이어 수유시장 주식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그에게 수유시장은 단순한 상업 공간이 아닌 수유동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는 특별한 장소다. 최진호는 수유전통시장 상점가진흥 사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서 시장의 현대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정부 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조사팀은 인터뷰를 통해 수유동에 위치한 12개의 전통시장 중 가장 오랜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는 수유시장의 변천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60여 년간 물건을 사고파는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 끊임없는 시도와 도전을 통해 발전해 온 모습 또한 포착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수유시장이 지역 사회와 소통하고 상생하며 활발한 혁신과 발전을 이어가길 기대해 본다.

 

 

1. 수유시장의 설립과 확장

2. '수유마을시장'을 탄생시킨 문전성시 사업

3. 서울의 유일한 지역선도시장

4. 젊은 수유시장을 위한 시도와 도전

 

 

1. 수유시장의 설립과 확장

 

“최기석 회장님이 수유시장을 설립하셨어요.”

 

아버지 최기석 회장님은 1922년에 평안남도 안주에서 태어나셨어요. 당시에는 대학교와 마찬가지였던 안주농업학교를 졸업하시고, 1·4후퇴 때 친구들과 함께 월남하였어요. 처음에는 부산 국제시장에서 좌판을 깔고 장사를 하셨다고 해요. 그러다가 고모님이 서울에서 학생복을 만드신다는 소식을 듣고 상경해 옷 만드는 일을 배우셨어요. 그 후 독립하셔서 평화시장에 점포를 얻고 옷 장사를 시작하셨죠. 그때는 대한민국의 모든 옷이 평화시장에서 만들어져서 전국으로 팔려나가던 시절이라 장사가 굉장히 잘 됐다고 해요. 그래서 이때 번 돈을 밑천으로 해서 수유시장을 설립하신 거죠.

 

“1966년에 1,297평을 서울시에서 불하받아서 수유시장을 만들었어요.”

 

1966년에 아버지와 친구분들이 서울시에서 1,297평의 부지를 불하받아서 수유시장(수유동 54-5)을 설립하셨어요. 직접 장사를 하신 게 아니라 주식회사를 세워서 시장을 경영하신 거예요. 아버지와 친구분들이 수유시장을 포함해서 서울에 있는 시장 3개를 운영하셨는데, 나중에 아버지가 수유시장을 전담하시게 되셨죠.

1960년대에는 시장을 미관상의 이유로 도로에서 한 블록 안쪽에 허가를 내줬어요. 그래서 도로변에서 보면 수유시장이 안 보이는 거예요. 수유시장 앞 도로도 1966년에 만들었던 그대로예요. 1966년 3월에 수유시장이 설립된 이후 10년 동안 단층 건물이었어요. 그때 당시에는 시장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어요. 수유시장이 지금과 같이 3층 건물로 된 건 1976년이에요. 1976년 12월에 3층짜리 건물을 지었어요. 건물을 지을 때 에스컬레이터 2대를 같이 설치했어요. 당시에 사람들이 그걸 보고 백화점 같다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

 

1960년대 수유시장의 모습_수유시장(주) 제공

 

1960년대 수유시장의 모습_수유시장(주)제공

 

 

옛날에는 의정부, 양주 같은 경기 북부에서 다 수유시장으로 장을 보러 왔어요.”

 

그 시절 수유시장은 일종의 광역시장이었죠. 지금 수유시장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수유산업사(수유동 54-1) 자리에 예전에는 700평 규모의 채소 도매시장이 있었어요.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도 없던 시절이기 때문에 지역의 식당들은 다 거기서 채소를 사다 썼어요. 그리고 수유프라자(수유동 63) 자리에는 도봉세무서랑 농협도 있었죠. 주변에 관공서, 은행, 도매시장이 있으니 수유시장은 사람이 많이 모일 수밖에 없는 구조였어요. 1968년에 있었던 수유시장 설립 2주년 기념행사 사진을 보니까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였더라고요.

 

 

수유시장 설립 2주년 기념행사 (1968년)_수유시장(주) 제공

 

수유시장 설립2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관중들(1968년)_수유시장(주) 제공

 

원래 수유시장 뒤편은 주택가였는데, 다 헐리고 시장으로 변했어요. 장사가 잘되다 보니까 세월이 흐를수록 주변 주택가가 자꾸 시장이 된 거죠. 수유시장 범위라고 하면 초기에는 건물밖에 없었는데, 건물 바깥쪽으로 비슷한 면적이 더 생긴 거예요. 그래서 저희 자체적으로는 수유시장 면적이 1,297평에서 3,500평 정도로 확장됐다고 봐요. 수유시장의 범위는 2006년에 수유재래시장 아케이드 공사를 마치면서 완성됐고요.

 

1976~1998년까지 수유시장건물 외관 _수유시장(주) 제공

 

“1999년에 주차장을 조성해서 하루에 3천여 명이 방문했어요.”

 

1980년대에는 수유시장 건물 2개층에 200여 개의 점포로 다 차 있었어요. 다양한 업종이 있었는데, 옷가게도 여성복부터 남성복, 한복까지 종류가 다양했죠. 그런데 주변에 아파트가 개발되고 상가가 만들어지면서 시장 기능이 약화하기 시작했어요. 백화점이랑 슈퍼마켓이 생기니까 당연히 사람들이 시장에 덜 오잖아요. 1997년 즈음에는 2층의 점포 1/3이 빌 정도였어요. 그래서 1999년에 2층 점포 전체를 1층으로 재배치하고, 지하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던 슈퍼마켓을 2층으로 올렸어요. 2층이 한 700평 정도 되는데, 전체를 ‘파워마트’라는 직영 마트로 운영했어요. 그리고 옥상에 차량 65대를 댈 수 있는 주차 공간을 조성했고 또 셔틀버스를 4대를 운영했더니 수유시장 ‘파워마트’의 하루 방문객만 3천 명 정도가 됐어요. 이 때문에 시장 전체에 다시 많은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습니다.

 

 

 

1999년 리모델링후 수유시장외관 _ 수유시장(주) 제공

 

2000년초 수유시장을 수유파워마트로 개명 셔틀버스 운영 _ 수유시장(주)제공

 

 

 

2. ‘수유마을시장’을 탄생시킨 문전성시 사업

 

문전성시 사업을 계기로 수유마을시장이 탄생했어요.”

 

문화체육관광부가 2008년부터 문전성시사업을 추진했어요. ‘문전성시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의 준말이에요. 당시에 골목시장을 지원한다고 해서 수유전통시장으로 사업을 신청했죠. 그런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연락이 왔어요. 수유전통시장을 문전성시 사업 대상으로 뽑아줄 테니까, 수유시장·수유재래시장·수유전통시장이 같이 사업을 하면 좋겠다고요. 그 제안을 저희가 받아들이면서 문전성시 사업 2기에 선정됐어요. 전국 20여 개 시장이 신청해서 2개 시장이 뽑혔는데, 수유전통시장이 선정된 거예요. 그때 프로젝트매니저였던 전민정 씨가 수유동을 어우르는 큰 시장이라는 의미로 3개 시장의 이름을 수유마을시장이라고 지었어요. 이렇게 수유마을시장이 탄생했죠. 문전성시 사업으로 수유마을시장이 2009년부터 3년 동안 약 10억 원을 지원받았어요.

 

 

 

수유시장 점포 하나하나가 다 역사고, 문화라는 걸 배웠어요.”

 

문전성시 사업을 하기 전까지 저는 단순히 눈으로 볼 수 있는 역사 이런 것만 문화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다양한 걸 문화라고 하더라고요. 엿기름 만드는 할머니가 수유시장에서 40년 동안 장사해 온 것도 문화라는 걸 깨달았죠. 문전성시 사업 덕분에 프로젝트매니저의 도움을 받아 수유시장이 문화관광형시장의 토대를 세울 수 있었어요. 그리고 수유시장의 전통을 모아서 2009년10월부터 2010년12월까지『콩나물』이라는 월간잡지도 만들었어요. 그 잡지에는 시장 상인이 사용한 30년 된 가위 이런 것들이 실려 있어요. 또 상인하고 고객이 참여할 수 있는 동아리를 만들고, 시장 내에 문화공간 3곳을 조성했어요. 그때 ‘생생클럽’이라는 공간을 만들어서 상인이랑 고객이 함께 어울려서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를 수 있게 했어요.

 

 

 

3. 서울의 유일한 지역선도시장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 사업으로 수유마을시장이 지역선도시장으로 선정됐어요.”

 

2016년에 정부에서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 사업을 추진했어요. 우리 시장은 규모를 키워 3개 시장이 같이 수유마을시장으로 신청했고요. 현장 심사를 오신 위원들은 수유시장이 활기차고 좋다고 평가가 나쁘지 않았어요. 그런데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 사업이다 보니 심사 항목에 외국인 관광객이 얼마나 오는지, 어떤 행사를 했는지가 있었어요. 근데 우리 시장은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오지 않고, 관련 행사도 없잖아요. 그래서 1차에서 아쉽게도 떨어졌어요. 그리고 2차를 준비해서 수유마을시장이 다시 지원했어요. 그때 저희 같은 시장을 위해서 글로벌 명품시장 밑에 지역선도시장이라는 게 새로 만들어졌어요. 지역선도시장은 다른 말로 하면 글로벌 도약시장이에요. 그렇게 수유시장이 2016년에 지역선도시장으로 선정돼서 2019년까지 25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았어요. 지금 서울시에서 지역선도시장은 수유마을 시장밖에 없어요.

 

“지역선도시장 사업 1차년에는 방문 고객 집계, 배송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지역선도시장 사업은 시장이랑 기업을 매칭(matching)해서 진행해야 해요. 수유마을시장은 한국디자인진흥원하고 같이 사업을 하게 됐어요.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파견된 사업단이 3년 동안 시장에 상주하면서 사업을 진행했어요. 사업 1차 년에는 수유마을시장을 외부 전문가의 시각으로 분석 연구했고, 입구마다 측정기를 설치해 방문 고객을 집계하고, 배송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졌죠.

 

수유시장 방문고객수 집계프로그램

 

 

시장 로고와 캐릭터를 만들고 웨이파인딩 작업을 했어요.”

 

지역선도시장 사업을 하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작업 중 하나가 수유시장의 통합 로고와 캐릭터를 만든 거예요. 이 작업에 예산이 많이 들어갔죠. 시장 로고와 캐릭터에 공통적으로 삼각형이 들어가요. 통합 캐릭터 이름은 사이몬(Symon)’인데, ‘수유마켓 몬스터(Suyumarket monster)’에서 따온 거예요. 이 이름은 제가 지었어요. 또 잘한 작업이 웨이파인딩(Wayfinding)이에요. 웨이파인딩은 처음 수유시장에 오는 고객이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 거예요. 길마다 색을 지정해서 파란 길, 노란 길, 빨간 길 이렇게 만들어 놓았어요.

 

수유시장로고체 _ 수유전통시장 제공
수유시장 캐릭터 사이몬 _수유마켓몬스터의 약어_수유전통시장 제공

 

웨이파인딩 결과물인 수유시장 가이드북

 

 

4. 젊은 수유시장을 위한 시도와 도전

 

수유시장은 다른 시장보다 일찍 아케이드를 설치했어요.”

 

2000년대 초반에 전통시장 아케이드 공사를 정부에서 지원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등록시장 대부분이 건물형 시장이기 때문에 아케이드 공사를 한다고 나서는 곳이 없었어요. 아케이드 공사는 건물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골목에 투자하는 거니까요. 그런데 우리 시장은 아케이드 공사를 하겠다고 손을 들었죠.

사업 예산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협동조합을 만들어야 했어요. 그래서 200312월에 수유전통시장 상점가진흥 사회협동조합을 결성하고, 최기석 회장님을 초대 조합장으로 모셨어요. 지금은 구청에서 예산을 집행하지만, 그때는 예산이 전부 사업협동조합 통장으로 들어와서 직접 집행해야 했거든요. 그래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조합장이 되어야 했어요. 최기석 회장님은 시장의 임대인들을 다 알고 계셨고, 임대인들이 회장님을 신뢰했기 때문에 초대 조합장에 추대되셨어요.

그렇게 강북구청에서 8억 원을 지원받고, 자부담금 2억 원을 들여서 수유전통시장에 아케이드를 조성했어요. 공사는 2003년에 시작해서 200410월에 끝났어요. 아케이드 공사를 하면서 그동안 못했던 도로와 하수도 공사까지 진행했어요. 옛날에는 상인들이 도로를 점유했거든요. 그래서 지저분하고 불편했던 시장 바닥 면을 새로 하고, 지붕까지 덮어 전천후가 됐죠. 수유재래시장은 2005년에 시작해서 2006년에 아케이드 공사가 끝났어요. 아케이드 공사를 하기 전까지 수유재래시장 골목은 원래 정식 명칭도 없었고, 수유전통시장이나 수유시장 상인들하고 교류도 없었어요. 그런데 수유재래시장에 아케이드를 설치한 이후부터 서로 교류를 하기 시작했어요.

 

 

아케이트 공사 이전의 수유전통시장_수유전통시장 제공
아케이트 공사 이후 수유전통시장_ 수유전통시장 제공

 

 

수유전통시장에 분무 시스템을 대한민국 시장 최초로 설치했어요.”

 

2011년에 시설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수유전통시장에 분무 시스템을 설치했어요. 분무 시스템은 더위도 식히고, 상품이 마르지 않게 해서 생식품을 취급하는 점포에 유용해요. 공기 청정 효과도 있고요. 이걸 설치한 뒤로 고객들도 여름철에 장보기가 더 수월해졌다고 하세요. CCTV도 설치하고, 전광판도 달았더니 시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어요. 문전성시 사업을 할 때였는데, 프로젝트매니저가 그걸 보고 시설 현대화로도 사람을 끌어당길 수 있네요라고 말하더라고요.

 

 

수유시장은 최신 정보통신기술의 얼리어덥터(Early-adopter)랍니다.”

 

수유전통시장 메타버스는 ‘시장 경영 패키지’라는 정부 지원 사업을 하면서 하게 된 거예요. 메타버스가 뜨기 시작한 초기에 했죠. 유지비가 많이 들어서 지금은 안 하고 있지만, 한동안 메타버스를 많이 활용했어요. 위치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장치인 비콘(beacon)을 활용해서 전통시장 최초로 위치정보 안내 서비스도 제공했어요. 시장 곳곳에 비콘을 붙이고, ‘수유시장 오늘2’라는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을 만들었어요. 고객들이 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가면 내 위치랑 점포 위치를 알 수 있어서 목적지를 찾아가기 쉽도록 안내한 거죠. 또 점포별로 쿠폰도 발행해서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었어요. 이와 같이 수유시장은 최신의 IT/정보통신기술을 전통시장에 접목시키기 위해서 많은 시도를 했었죠. 즉, 수유시장은 전통시장이지만 최신 IT/정보통신기술의 얼리어덥터 입니다.

 

수유시장 메타버스 화면

 

수유시장 비콘의 위치알림 서비스

 

 

밀키트 사업을 하면서 전통시장의 디지털화에 앞장서고 있어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디지털 전통시장 육성 사업을 했어요. 디지털 전통시장 육성 사업은 시장에서 직접 사업을 하거나 수익사업을 하도록 지원해주는 거예요. 저희는 수익사업을 진행해서 수유시장 밀키트 ‘당당한셰프’를 만들었고, 상표권을 등록하고 11종의 상품을 만들어서 수유시장 내에 밀키트 매장과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식자재는 모두 다 수유시장 상인들이 납품해서 판매수익을 조합원이 공유하는 구조예요. 즉 수유시장의 특화상품인데 전통시장에서 직접 자체 특화상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곳은 별로 없어요. 또 시장 상인들의 50개 점포가 온라인에서도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요. 저희는 코로나로 오프라인 매장이 어려울 때에 디지털 전통시장 육성사업 프로모션예산으로 2년간 거의 10억 원의 온라인 매출을 올렸어요. 일찌감치 온라인에 진출하여서 코로나때의 어려움을 극복한 것이죠. 이 공로를 인정받아서 작년에 대통령상도 받았고요. 그해 정기총회때 매출액순으로 온라인 참여 점포에게 모두 상장과 부상으로 밀키트를 주고 자축했습니다.

 

밀키트 9종 이미지

 

 

 

 

 

수유시장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활용해 발전시키고 싶어요

 

최근 정부에서 ‘글로컬 상권 및 로컬브랜드 창출 팀 모집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이걸 줄여서 ‘글로컬시장 사업’이라고 해요. 글로컬은 글로벌과 로컬을 합성한 조어인데, “로컬 상품을 글로벌 상품으로”라는 의미로 핵심 사업은 앵커 기업 육성이에요. 글로컬시장으로 선정되면 시장에서 반경 1km 내에 있는 업체를 뽑아서 앵커 기업으로 클 수 있도록 지원해줘요. 업체에 투자해서 생산물 일부는 시장에서 팔고 나머지는 기업화해서 판매하게 해요. 말하자면 소상공인을 지원해서 기업화하는 거죠. 이렇게 하면 지역 청년들이 보다 큰 시장을 바라보고 전통시장에서 창업하도록 끌어들일 수 있어요. 결과적으로 글로컬시장 사업을 통해서 지역을 좋게 만들 수 있는 거예요. 저는 이게 지금 추세에 맞다고 봐요. 전통시장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흐름이죠. 그래서 저는 되도록 젊은 사람들이 올 수 있는 시장을 만들고 싶어요.

 

전통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접목하여 글로컬 상권으로 도약

 

 

2025년 5월 현재 수유시장의 외관 모습

 

 


 

 

아래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25년 5월 발행한  2024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수유동 - 느린도시, 살아있는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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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동

느린도시, 살아있는 공동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