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미술관은 2004년부터 지금까지 금호영아티스트 공모 프로그램을 통하여 총95명의 젊은 작가를 선정하여 개인전을 지원해 오고 있다, '2024 금호영아티스트' 전시는 2023년 제21회 금호영아티스트 공모에서 선정된 작가 6명 각각의 개인전으로 구성된다. 1부 3.22`4.28에서는 작가 송수빈, 오제성, 최은빈의 개인전을, 2부5.10~6.16에서는 작가 강이경, 왕선정, 임선구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 미술관 안내글 발췌

 

 

작가 송수민 - 연기속의 시선 (The Gaze in the Smoke)

 

     "송수민작가는 다양한 방식으로 수집한 이미지를 토대로 상반된 의미의 형상을 형태적 유사성으로 연결하여 재배치한다. 작가는 작업초기부터 '연기'라는 소재를 사용하였는데, 연기를 재난과 전쟁의 징후로 인식하는 동시에, 꽃 등  자연물처럼 보이기도하는 연기 형상을 유연하게 중첩하여 새로운 맥락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그는 일상과 재난이 혼재하는 시대의 분위기를 화면에 담는다. 이번 전시에는 최근 경험하고 있는 육아 속 아이와의 순간을 함께 다루며 더욱 내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평범한 일상에서 마주하는 꽃과 자연, 아이의 낙서를 불꽃과 연기등 재난의 도상과 조형적으로 엮음으로써 일상과 재난의 공존에 대한 자신의 인식과 감정을 드러냈다." - 미술관 안내문 발췌 

 

 

 

송수민 작가의 그림을 보고 처음으로 느낀 점

비행기의 창가에서 보이는 지상의 풍경...??

수많은 구름속에서 보이는 땅의 모습...먼곳에서 관찰된 시선이었다.

그렇다면 작가의 주제인 "연기속의 시선"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 자세히 알 수 없었으므로...

 

작가의 작품의 배경, 생각, 의도를 알 수 없음으로 비평가의 평을 정리해 보았다.

 

<황재민 비평가의 평>  - 위기를 돌보는 방법

"작가는 SNS에서 수집된 이미지로 화면을 만들곤 하였다고 하니, 자세히 보면 미사일이 폭팔하는 모습을, 뉴스속의 이미지를, 화재로 솟구쳐오르는 연기의 형상 즉 재난의 현장을 화폭으로 가져왔다고 한다. 그런 모습이 자신과 동떨어져 있어 자신의 그림의 행위와는 모순이 되었음으로 시선이 더 높은 곳에서, 더 먼곳으로 물러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러한 물러남은 그림을 사변으로 이끄는 단서가 되기도 했다. 연기는 재난 그 자체의 연기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굴뚝에서 피어나는 연기일 수도 있는 어떤 것으로 상상될 수 있다. 즉 기능을 잃고 목적을 망각한 형상들에게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을 주는 것. 그것이 그림의 역활이다.

 

작가의 시선은 어느 순간 움직였고, 더 높고 더 멀리 나아가는 대신 더 가깝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즉 서사적 풍경을 형상하는 방법으로부터 잠시 거리를 두고, 자연적 형상을 보다 가까이에서 묘사하는 방법으로 이동했다. 이째서 시선은 가까이 이동해야만 했을까? 이 변화는 오늘날의 비가역적 전환과 연관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과 같은 지정학적 위기에서부터 예상치 못한 위기가 과거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지구적 기후변화는 모두를 위기의 공범자로 만들었고, 이를 외면할 수 없기에 그림 속 시선은 땅으로 더 낮은 곳으로 가까워져야 했다.

 

이번 작품에는 그간 그림에 등장하지 않았던 예외적인 형상이 등장한다. 아이가 남긴 낙서의 형상이다. 

위기를 재난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에서, 송수민은 출산 이후 아기를 돌보며 위기를 더욱 가깝게 감각하게 되었다. 즉 아이가 무언가 그려냈을 때의 놀라움과 오늘날의 어딘가에서 재난으로 피어오르는 연기들이 발생했을 비극을 관조해야만 하는 고통이 분리할 수없이 엮여 있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사포를 이용해 그림 표면을 갈아내곤 했다. 이렇게 표면을 깎아내면 물감의 두께가 비교적 균일해졌고, 그림 속에 접합된 이질적인 이미지들을 하나의 화면으로 아우를 수 있었다. 또 사포의 경도가 강해지며 그림에 보일듯 말 듯한 상처를 내기 시작했다. 흠집, 틈새, 침식 그리고 상처와 같은 부정성들. 그것은 현재를 가능케하는 역량이며 실로 순수한 잠재성에 속한다

 

불가능한 기억속에서 그려지는 연기들, 아이의 덜 자란 몸이 만든 낙서의 우연, 그림표면의 미세한 상처들. 작가는 여전히 어떠한 형상을 그리고 있지만 작가의 작업을 구성하는 여러 수단은 그림을 흐릿하게 만들고 나아가 불투명하게 만든다는 역설이 있다. 그러나 작가는 흐릿하고 불투명한 연기 속에서 시선을 놓치지 않으며, 재난과 위기를 바라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는 위기를 단순히 제거할 수없기 때문에 그것을 돌보아야 한다. 송수민의 바라보기는 이와 같은 돌봄의 사례다

 

송수민은 2015년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가를 졸업했으며, 2018년 동 대학원 서양화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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