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들 대상 경영노하우 강연 “공동구매-땡처리 활용 해보라” (동아일보 2012년 4월 19일자)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영자문단 이태욱 자문위원이 18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동 수유전통시장 내 상가에서 상인들에게 대기업의 경영 노하우를 강연하고 있다.

 

18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수유전통시장 내 상가 1층. 앞치마를 두른 머리가 희끗희끗한 상인들이 임시 강연장에 모여 양복 차림 노신사의 강연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상가 한구석에 의자를 놓고 이동식 화이트보드에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비춰 만든 엉성한 ‘교실’이었지만 서서 강연을 듣는 상인이 적지 않을 정도로 열기는 뜨거웠다.

 

강사는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영자문단의 이태욱 자문위원. 대상그룹 임원과 나산백화점 대표를 지내기도 한 이 자문위원은 자신이 유통 분야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상인들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전통시장을 살리려면 역시 생선, 야채 등 1차 식품으로 손님을 끌어야 하는데 시장 상인들이 대형마트보다 10% 이상 비싸게 제품을 받아오는 만큼 공동구매로 단가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식품 공급회사들이 이른바 ‘땡 처리’를 하는 때를 적절히 이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강연회는 대기업을 대표하는 전경련이 47년 역사의 수유전통시장을 찾아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자리였다. 전경련이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경영 컨설팅을 한 적은 있지만 전통시장 상인들을 교육하는 것은 처음이다. 수유전통시장 강연은 7월 4일까지 매주 수요일(현충일 제외) 11차례 이뤄진다.

 

전경련 측은 “정부의 전통시장 현대화 지원에 힘입어 수유전통시장은 주차장을 확충하고 발광다이오드(LED) 가로등을 설치하는 등 인프라를 크게 개선했다”며 “여기에 대기업의 경영기법을 접목하면 마케팅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곳에서 1966년부터 기름을 팔고 있는 박승분 씨(71·여)는 이날 강연을 듣고 “‘아, 그렇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여러 번 무릎을 쳤다”며 “무엇보다 같이 장사하는 아들이 강의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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