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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시장의 홍보/보도자료

2011년 10월 보궐선거 서울시장 후보 공약 - 전통시장

SYMon_Choi 2011. 10. 14. 12:56

서울시장 후보 공약 따져보기 - 수유시장 상인이 본 재래시장 활성화

[중앙일보] 입력 2011.10.14 00:38 / 수정 2011.10.14 04:12

“나쁠 건 없지만 … 주차장이 더 급해”



  13일 서울 강북구 수유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 시장은 비가 와도 장을 보는 게 불편하지 않도록 아케이드형 지붕을 설치했다. [김도훈 기자]

  서울 강북구 수유시장은 요즘 뒤숭숭하다. 지난 7일 시장에서 750m 떨어진 곳에 대형 할인점이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할인점은 외부 가판 금지, 시장 발전기금 조성 등을 조건으로 개장했다. 그러나 상인들의 위기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수유시장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한 것은 아니다. 비가 와도 장 보는 데 불편이 없도록 지붕을 설치했고, 시장 자체적으로 만든 통합 마트도 있다. 어린이 도서관도 만들었다.

   수유시장㈜의 최진호 전무는 “열심히 노력해도 명절 외엔 고객을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후보들에게도 재래시장 문제는 쉽지 않은 숙제다. 그래서 행정가로서 서울시장의 능력이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는 부분이 재래시장 정책이기도 하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북새통 프로젝트’를 공약했다. 시장에 문화시설 등을 만들어 사람이 모이게끔 하겠다는 취지다. 차별화된 공약은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1.6~1.8%→1.5%)다. 후보 토론회에선 “면제까지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리 녹록지 않다. 재래시장 카드 수수료율 인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지만 정부 출범 2년여가 지나서야 2~2.2%에서 1.6~1.8% 낮출 수 있었다. 현재 재래시장의 수수료율은 대형 할인점·백화점 수준이다.

   이보우(신용카드학) 단국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수수료를 낮추면 20~30대 고객에게 친숙한 상거래 환경을 만드는 효과는 있겠지만 실익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수수료 인하는 연매출 9600만원 미만의 점포가 대상인데, 나 후보 공약대로 1.5%로 수수료율을 낮출 경우 점포당 수입 증가는 월 2만원 안팎이다.




 박원순 야권통합 후보는 “재래시장 주변의 시설 확충도 필요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대기업 계열 유통점(SSM)”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서울시장이 가진 조정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규제하겠다고 공약했다. 현행 규제는 재래시장에서 1㎞ 이내 입점은 허가에 가까운 등록제고, 그 외 지역에 대해선 서울시가 사업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

 조정권이 생긴 2009년 8월 이후 지금까지 80건을 조정했는데 이 중 절반가량(38건)은 자진 입점 철회였다. 대신 업체들은 매장에 대한 지분율을 50% 미만으로 낮추는 방법으로 규제를 피해가고 있다. 지난해 5월 이후 1년간 규제 대상 SSM은 16% 늘었지만, 대형마트가 지분 50% 미만을 가진 변종 SSM은 6배로 늘었다.

   박주영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장은 “규제를 강화하기도 어렵고, 규제를 해도 효과를 내기 어렵다”며 “전통시장 한가운데에 SSM을 넣어 고객을 유입하는 등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유시장 최 전무는 “실현만 되면 두 후보 공약이 나쁠 건 없다”면서도 “시장 차원에선 출입구 쪽의 좁은 도로를 넓혀주고 주차장을 늘리는 게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글=김영훈 기자
사진=김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