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파주에 위치한 '브릭루즈' 브런치카페에서 브런치를 먹고,
파주의 출판단지에 있는 '갤러리 박영'에서 중견작가 이주형 작가의 '깊은 구지' 개인 전시회가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갤러리에 도착해 보니..
입구에서 의자에 앉아 따뜻한 햇빛을 받으며, 책을 읽고 있는 젊어보이지만 머리가 희끗희끗한 멋진 분을 보고,
아마도 이분이 전시회 메인작가일 것이다고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물어보니 역시 이주형작가님 흰머리가 눈에 띄었지만 2000년대에 대학을 졸업하였다고 하니 40대 중견작가...
전시스텝들은 전일 밤샌 준비작업으로 오늘은 자신이 데스크를 맡아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고 합니다.
직접 전시작가에게 자신의 작품의 배경과 내용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었습니다..
미술작품을 살펴보는 초보자로서의 질문을 이주형 작가에게 하였는데..
작품을 보는 눈은 어떻게 키워야 하냐고 물어보니..
작품을 볼 때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면과 작품이 담고 있는 내재적인 면을 살펴보면 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의 대표작가이신 이우환 선생님의 작품을 볼 때..
너무 단순한 선, 그리고 돌 하나를 어떻게 평가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니
작가분이 당시 받은 교육과 시대의 환경 그리고 과거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현재의 작품을 이해할 수 있고, 내재적인 가치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처음 본 이주형 작가의 작품은...
그 형태를 알 수 없는 타원형의 형태의 털뭉치??
아주 큰 털뭉치, 자연속에 공존하는 털뭉치, 사막에도 털뭉치
뭐지!!! 이건???
이주형 작가에게서 많은 작품에 대한 배경을 들었고, 정리하면...(제대로 이해하고, 정리했는 되었는지는 조금은 의문이지만 일단 정리하면....)
서울대학교에서 미술공부를 하면서 어떤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해야할지 수많은 고민이 있었고,
인문학적인 사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반영한 사물을 작품에 반영시키고 싶었고,
자신만의 작품에 위한 준비작업으로 회화 작업의 기초인 점, 선, 면을 수없이 그림으로 이들의 표현이 익숙하게 되었을때.....현재의 대표작품들을 표현을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주형 작가는 신체의 성장은 때가 되면 멈추는 반면, 몸에서 자라나는 털은 한없이 성장하는 것을 주목하고,
이를 소재로 작품에 반영하기로 하고, 털의 자라남을 통제되지 않는 심리상태속의 불안함으로 표현했고, 독일에서도 불안, 내면을 다룬 작품들을 접하며, 본인의 작업과도 접촉점이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고 합니다.
작가는 불안심리에 대한 추상적인 내면을 뒤통수, 배아, 얼굴, 말풍선(만화)으로 표현하였고,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작품의 외연을 확장하여 특정지역으로 넓혀 현실에 부유하는 불안감을...
작가가 한국에서 어린시절과 현재에 생활하며 살았거나 자주 관찰했던 ‘~곡(谷)’의 지명을 가진 장소들을 보며, 감정을 지역의 풍경에 투영하여 작품을 제작, 지역의 풍경에 내면적의 모습을 재현한 작품을 제작하고 이번 '깊은 구지(Deep Valley)' 를 주제로 전시회를 열게 되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이들 작품명인 지명속의 풍경은 내면을 표현한 것일뿐 현실세계에는 없습니다.
작품명은 어려서 성장한 인천 부평구 심곡동을 모티브로 만든 '심곡(Deep Valley 깊은 구지)',
이후 옆동네 '본곡', 고양시의 '능곡', '백곡', '간곡', '지곡' ,'사곡','둔곡'
또 다른 주제에 담은 불안심리의 털뭉치들을 담은 '묵념의 도구', '말풍선', 'Deelife', '나무의 언어', '산의 언어', '자화상'들
그리고 작가의 상상력으로 화학원소를 특정하고 원석이나 원소의 결정체를 그리고 이름을 부여하였는데...
그 작품명은 'AcRaTa','AuReTe','RaErAtLa'
원소기호를 작품명으로 사용한 이유는 원소기호로 예술을 지칭하는 단어(ART,REAL)의 이름을 지어 보여주므로, 신화에서나 나올 법한 인물들의 이름처럼 미술의 소재는 상상력을 작동하면 세상의 어디에나 실재함을 보여주려 한 것이다 라고 합니다..
이주형 작가께서는 참으로 폭넓은 사고와 상상력을 가진 작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들의 인생은 전설의 섬 아틀란티스, 유토피아와 같이 쨍하고 건조하고 마른 곳에서 살고 싶지만,
현실은 음습한 늪과 눅눅한 습기를 머무른 곳에서 살고 있는 것을 '사구가 보이는 풍경'으로 표현하였고,
유토피아를 위해 모든 인생을 바치는 '모든 것을 사막에 바친다'로 표현했다고 합니다.물론 이주형작가는 유토피아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른 곳을 사막으로 표현했고, 또 유토피아를 찾았다고 해도 그곳은 이미 유토피아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동감을 표했습니다...
이주형 작가의 작품을 처음보고 외계인처럼 보이는 이상하게 보이는 물체(털뭉치)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자연풍경속의 담겨있는 이질적인 물체(털뭉치)의 모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자연과 조화되지 않는 듯한 이질감 때문에 작품에 대한 어두운 상상을 하게 되었고..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서야 불안한 심적상태를 회화로 표현한 독특한 작품세계임을 알고...
이주형 작가님을 통하여 보다 더 넓은 미술의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하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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