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화사업 추진 확산…전통시장 변신은 무죄 <세계일보>

군산공설시장 전국 최초 마트형 시장으로 새단장
 

 


지난 22일 군산시 신영동 군산 공설시장 내에서 시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군산 공설시장은 마트형 시장으로 재건축돼 각종 편의시설과 대형마트보다 20% 싼 농축산물 가격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전통시장이 변하고 있다. 시설 현대화로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대형마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경쟁력이 떨어졌던 주차장, 화장실 등을 개선하고 다양한 품목으로 시민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상인들의 정겨운 입담과 인간미 넘치는 ‘덤’은 그대로다.

전북 군산 공설시장이 전국 재래시장 중 처음으로 냉난방 시설을 갖추는 등 현대식 시장으로 탈바꿈했다. 각종 편의시설과 전문 식당가 등을 조성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빼앗긴 고객을 다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군산시 신영동에 3층 규모로 새롭게 단장한 군산공설시장은 냉난방 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과 전문 식당가, 공산품 매장 등을 갖춘 마트형 재래시장으로 지난 16일 개장했다.

지난 22일 기자가 찾아간 군산공설시장은 기존 재래시장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던 사항들이 대부분 개선돼 있었다.

우선 주차공간 확보로 재래시장의 접근성이 높아졌다. 시장 측은 고객편의를 위해 건물 내 234대 등 총 488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했다. 그동안 전통시장은 풍부한 먹거리와 볼거리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에 비해 협소한 주차공간으로 경쟁력이 떨어졌다.

매장 내부에서도 상인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기존 재래시장에서는 상인들이 쌓아둔 물품 등으로 이용객들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이곳은 잘 정비된 구획정리와 상인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물건 적재 현상을 볼 수 없었다.

층별로 전문화된 매장구성도 시민들의 편리한 이용을 돕는다. 시장 1층에는 농수축산 등 1차 식품과 간편한 먹거리들이 판매된다. 2층에는 의류·침구·커튼 등 생활용품과 안경점, 귀금속, 미장원 등의 서비스업종 및 식당들이 운영되고 있다.

3층에는 국내 재래시장 중 처음으로 군산시 여성교육장이 입주해 백화점과 같이 쇼핑과 문화생활이 동시에 가능하도록 했다.

공산품매장 2곳을 조성해 규격식품(냉장, 냉동, 기호식품, 주음료), 가정잡화(제지, 욕실, 미용) 등 모든 상품을 한곳에서 구입하도록 했다.

기존 재래시장의 특성은 유지·개선했다. 가족단위 고객을 위해 먹거리 점포를 기존 10곳에서 21곳으로 확대했다.

주부 최미정 씨는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잘 갖춰 대형마트와 비교해도 손색없다”며 “농축산물 가격은 20% 정도 싸기 때문에 자주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공설시장은 국비 97억원을 포함 총 290억원을 투입해 전국 최초로 대형마트와 같은 현대시설로 건축됐다”고 말했다.

한편 군산 공설시장은 1만942㎡ 부지에 연면적2만763㎡ 규모의 지상 3층 건물로 지난해 12월 준공됐다.

지자체 전통시장 현대화로 경쟁력 높인다

다른 지자체들도 전통시장 현대화와 경쟁력 갖추기에 앞장서고 있다.

서울시는 ‘2012년 시설현대화사업’으로 종로구 광장골목시장 등 22개 재래시장에 국비 93억원, 시비 33억원, 구비 21억원, 민간자부담 8억원 등 총 155억원을 투입하고 시설을 현대화한다.

시설현대화사업으로 주차장, 고객편의시설, 아케이드 등이 설치되고 노후 및 안전시설이 개선되며 환경개선사업, 상권 활성화사업이 진행된다.

강북구 3개 시장 연합인 수유시장, 수유재래시장, 수유골목시장에는 공동주차장을 만들어 이용 고객의 편의를 높인다.

광진구 자양골목시장, 양천구 목4동시장 등에는 고객쉼터를 조성하고 은평구 대림시장은 노후화되고 낙후된 시장건물을 보완한다.

경기 안산시는 지역 유일의 재래시장인 안산시민시장을 2015년까지 재건축한다. 시는 시장경제연구원에 타당성 조사와 기본설계 수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하고 연내 용역을 마쳐 재건축을 위한 기본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사업 준공까지 최장 3~4년이 예상되는 만큼 상인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간 중 임시시장을 개설해 일부 점포를 이전, 영업하도록 하는 방안 등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전북도는 경영마인드를 갖춘 전문인력을 전통시장매니저로 배치할 계획이다. 도는 전주 동문상점가, 군산 신영시장·역전종합시장, 남원시 남원공설시장 등 5개 시장에 시장매니저를 배치 운영키로 했다.

시장매니저는 앞으로 정부지원사업 계획 수립, 회계관리, 시장 특성에 맞는 활성화 전략 수립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게 돼 상인조직의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간 상인회 조직만으로는 유통업무 등 행정능력이나 마케팅분야의 지식과 경험이 부족해 시장 공동사업 수행 등의 사업추진이 어려웠다.

시장매니저의 활동지원으로 상인조직이 안정화되고 다양한 자체사업을 시행하게 돼 침체된 전통시장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일보 로컬종합 = 박형재·군산 = 박기헌 기자 news3456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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