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작품들의 전시가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그간 조금 알고 있었던 시대별 유명작가분들의 다양한 작품을 보고, 한번에 이해하고 소화하기는 좀 어려운 것 같았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의 대표작들을 시대별로 훑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은 분명합니다. 특히 이미 알고 있던 거장분들의 단색화, 추상화는 친근하여서 왜 대한민국의 대표작이 되었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던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아울로 현재와 가까워 올수록 작가분들의 다양한 사고가 반영된 작품들은 천천히 곱십어보고, 자세히 살펴보아야 하는데, 육신이 피곤하고, 시간에 부족하네요, 많은 작품들은 관람 당시의 느낌만을 머리속에 담아두고, 다시 꺼내볼 생각으로 다음을 기약해 봅니다..
다음번엔 어떤 작가분의 세계관과 나의 세계관이 만나서.. 이해하는 작품들을 기대해 보며.. .
미술관 설명글
이번 전시는 2013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이래 처음으로 선보이는 상설전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 개관 후 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50년 이상, 미술사와 동시대미술의 흐름에 초점을 맞춘 중요한 작품과 아카이브를 수집, 연구해 왔다. 이번 전시는 11,800여 점에 이르는 미술관 소장품 중 1960년대에서 2010년대에 이르는 한국 현대미술 대표작 9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져 온 추상, 실험, 형상, 홍성, 개념, 다큐멘터리와 같은 소주제를 중심으로 선별된 대표 소장품들을 통해, 국내외 관객들에게 시대에 따른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다층적으로 소개한다.
한국 현대미술은 한국의 특수한 사회 상황과 문화 변동, 그리고 매체 변화 및 당대 국제 미술과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역동적인 변화를 거듭해 왔다. 1전시실에는 1960년대에서 1980년에 이르는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 작품들이 전시된다. 현대성과 전위의 이름으로 전개되었던 한국 추상미술을 시작으로, 사물성과 행위를 중심으로 미술의 영역을 확장했던 실험미술, 그리고 예술을 삶의 문맥에서 바라보고자 했던 형상미술과 민중미술 등을 살펴볼 수 있다. 2전시실은 1990년대에서 2010년대에 이르는 한국 동시대 미술의 주요 작품들을 소개한다. 다원화와 세계화의 흐름속에서 동시대 국제 미술계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았던 한국 작가들의 대표작품들을 비롯하여, 사물과 언어를 중심으로 한 개념적 작품들, 그리고 다큐멘터리와 허구의 맥락 속에서 현실을 재인식하고자 했던 일련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한국 현대미술의 복잡한 지형도 속에서 엄선된 주요 소장품들을 감상하며 관객들은 한국의 사회적 상황속에서 미술이 어떻게 변화하고 전개해 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이번 전시는 국제 미술의 흐름 속에서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전개해 온 한국 현대미술의 특수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숙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1. 추상 : 새로움과 전위 - 미술관 설명글
한국 현대미술에서 1950년대 말부터 1970년대까지, 추상은 새로움과 전위의 미술이었다.
이는 전통적인 아카데미즘 미술이나 대한민구 미술 전람회(국전) 등 기성 미술 제도에 저항했던 현대성과 전위의 상징이었다. 특히 한국의 추상미술은 민족, 전통, 냉정, 근대화, 제도 등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다양한 층위들과 교차하였고, 전후 시대의 불안이나 도시화 등 당대 현실과 맞물리면서 역동적으로 전개되었다. 동시에 추상미술은 서구와 일본 미술과의 관계 속에서 문화 번역 과정과 맞물려 집단적인 운동의 형태로 전개되기도 하였다.
이번 섹션에서는 김환기, 남관, 유영국 등 전후 제1세대 추상화가들의 작품을 비롯하여, 이성자, 최욱경 등 여성 추상화가들의 주요 작품들이 소개된다. 또한 6.25 전쟁의 체험을 강한 붓질과 회화 표면의 물질성으로 표현한 1950년 후반에서 1960년대 걸친 앵포르엘회화와 이후 등장한 기하 추상을 통해 기성세대에 저항하는 당대 전위미술의 단면을 발견할 수 있다. 나아가 '한국성'담론과 연결하여, 존재를 드러내는 장으로서 새로운 추상회화 개념을 제안한 1970~80년대 주요 단색화 작품들, 그리고 전통과의 관계속에서 한국화의 영역을 확장한 1980년대 수묵 추상화도 만나 볼 수 있다.










2. 한국실험미술 : 사물 · 시간 · 신체 - 미술관 설명글
1960~1970년대 한국은 냉전 시기 국가 안보를 중심으로 한 통제적 정치 체제하에서 경제 개발 5개년 계획과 새마을 운동을 중심으로 급속한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루었고, 통기타와 청바지로 대표되는 청년문화가 등장하며 새로운 사회 문화적 흐름을 형성했다. 정치 억압과 자유에 대한 열망이 교차하는 가운데, 한국 미술 역시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까지 한국 미술계는 추상미술이 주류를 이루면서도, 행위예술, 설치미술, 개념미술 등 회화, 조각과 같은 전통적인 예술 형식을 넘어서려는 다양한 실험적 시도가 이루어졌다. 특히 1967년 <한국청년작가연립전>을 시작으로, 한국 아방가르드협회(AG,1969-1972), 제4집단(1970), Space & Time 조형미술학회(ST, 1971~1975), 대구현대미술제(1974-1978) 등의 전시 및 그룹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한국 실험미술이 본격적으로 발전했다. 이번 섹션에서는 무언가를 인위적으로 제작하는 대신 '사물'을 있는 그대로 제시한 작업, '신체'를 이용한 해프닝 및 이벤트와 연결된 미술, 그리고 '시간'의 흐름이나 과정을 담은 작품 등 미술의 본질과 역활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유도하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3. 형상성과 현실주의 - 미술관 설명글
1980년대 한국 현대미술은 모더니즘 미술에서 배제되었던 형상성을 회복하고 사회, 역사, 정치적 서사를 반영하고자 하는 현실주의 미술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전환을 맞이했다. 광주 민주화 운동, 후기 산업 사회의 도래, 도시화와 대중 매체 확산 등의 사회 변화 속에서 형상미술이 주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새로운 형상성의 추구는 1970년대 말, 사물과 인물의 치밀한 묘사를 특징으로 하는 극사실회화에서 우선적으로 나타났고, 현실 비판과 사회 참여등 삶의 현장에서 현실주의 미학을 실천하고자 했던 1980년대 민중미술로 나아갔다. 현실과 발언(1979), 광주자유미술인협의회(1979), 임술년(1982), 두렁(1983) 등의 소집단 활동은 민중미술 운동의 지평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켰다. 또한 서민의 삶과 연결된 무속, 풍속, 불교 등을 소재로 한 작품들도 주목을 받았고, 이는 전통과 민족주의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예술의 삶의 문맥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1980년 미술 인식의 변화 속에서 인간 소외와 정체성을 탐구하는 신표현주의적 경향도 등장했으며, 젠더와 여성 정체성 문제에 주목한 여성주의 미술의 흐름도 형성되었다. '형상성과 현실주의'에서는 한국 현대미술에서의 형상성 회복이 단순한 미학적 변화가 아니라, 당대 생동하는 현실을 반영하고자하는 시대의 표상이었음을 보여 주는 주요 소장품들이 소개된다.






4. 혼성의 공간 : 다원화와 세계화 - 미술관 설명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이후 한국 미술계는 민주화와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 대외적으로는 냉전 종식, 대내적으로는 민주화를 향한 정치적 개혁이 이루어지고, 세계화, 신자유주의 경제, 다원주의, 포스트모더니즘 등에 대한 논의와 함께 언더그라운드 문화와 대중문화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 시기 한국의 젊은 신세대 작가들은 기존의 이념적 경직성에서 벗어나 다양한 매체와 장르를 실험했다. 이불, 최정화 등이 참여한 뮤지엄(1987)을 비롯하여 젊은 신세대 작가들이 주도한 1980-1990년대 여러 소그룹 미술 운동은 매체를 다변화하며 한국 미술의 역동적인 지형 변화를 이끌어 냈다. 또한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가 한국 미술계에 본격적으로 소개되어 한국 미디어 아트의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한편,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는 한국 미술이 국제 미술계와 본격적으로 접속하며 동시대미술의 흐름에 발맞추게 된 시기였다. 특히 1993년 휘트니 비엔날레 서울전과 1995년 광주 비엔날레 및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설립은 한국 미술이 국제 미술계와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넓혀 주었다. '혼성의 공간 : 다원화와 세계화'에서는 글로벌리즘의 흐름 속에서 민족주의와 집단 논리에서 벗어나 개인의 정체성과 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던 1990년대 이후의 한국 미술을 강익중, 김수자, 백남준, 서도호, 이불, 최정화 등 작가들의 주요 작품들을 조망한다. 미술의 중심과 주변의 위계가 흐려지고, 다양하고 이질적인 문화가 섞이며, 비서구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 혼성의 시대에 한국 현대미술작가들은 동시대 국제 미술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5. 개념적 전환 : 사물과 언어사이 - 미술관 설명글
1990년대 이후 한국 미술은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이전 시대의 이념적 갈등이나 한국적 정체성 등 집단의 논리로는 수렴되지 않는 개인의 미술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일상과 문화 등이 미술의 새로운 주제로 부상하였다. 이번 섹션에서는 거대 담론의 무게에서 벗어나 진지한 유머를 추구하며, 일상 도처에 숨어 있는 사회 부조리 등을 아이러니하면서도 철학적으로 되짚는 개념적 성격의 작업들이 소개된다. 서구 개념미술이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비물질화를 추구하는 반면, 한국의 개념적 작업은 재료나 물질적 형식을 중시하면서도 일상의 사물과 언어적 사고를 활용하여 기존의 의미와 질서에 질문을 던짐으로써 관람자 스스로가 비평적으로 사고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김범, 김홍석, 박이소, 안규철, 정서영 등의 작품들은 사물의 본래 모습과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낯선 의미와 상황을 부여하여 고정 관념을 흔들거나, 사물과 그것을 규정하는 언어 사이의 불완전한 관계를 드러낸다. 또한 심미적 완성도보다는 허술한 조형성을 낯설게 하여 사회관계 속에 보이지 않는 위계를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데 집중한다. 이러한 개념적 작업은 이데올로기를 강조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방식으로 현실을 성찰했고, 이를 통해 기존 미술과 차별화된 미술 언어를 만들어 냈다.


6.다큐멘터리·허구를 통한 현실 재인식 - 미술관 설명글
200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의 동시대미술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정치, 그리고 미디어 환경의 변화 속에서 미술의 역활과 가능성을 재정의하며 전개되었다. 이번 섹션은 미술, 공연, 음악, 영화, 퍼포먼스 등 여러 장르를 횡단하는 다매체적 작업과 다큐멘터리와 허구를 넘나드는 복합 서사를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계의 이면을 보다 입체적으로 조망한 일련의 작품들을 주목한다. 이러한 흐름속에서 디지털 환경 아래 가상과 실재의 경계를 되묻거나, 미래 사회를 상상하며 현재의 위기를 성찰하는 미디어 영상 작업도 주목을 받았다. 또한 불교 설화나 전통, 신화의 맥락 안에 재난, 이주, 개발, 사회적 불평등과 같은 다양한 현실 문제를 투영한 작업은 실재 속에 허구를 개입시킴으로써 익숙한 현실을 재인식하려는 예술적 시도로 이어졌다.
한편, 세계화 이후 전 지구적으로 확산된 다양한 층위의 사회적 위기는 2000년대 중반 이후 다큐멘터리 예술 실천의 근원으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한국의 지역성과 역사성을 재고하며 미술의 사회적 역활을 성찰하려는 미술이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들 작업은 한국 근현대사의 잔재와 상상적 시공간을 병치하거나, 사회적 서사가 담긴 장소에 신체를 개입시키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 사회를 성찰하려는 진지한 질문들을 던졌고, 이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적 양상을 만들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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