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메시스 아트뮤지엄에서 MIMESIS AP 9 전시가 있어서 찾아 보았습니다.
MIMESIS AP(Artist Project)는 본 뮤지엄에서 2018년부터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해온 35세부터 45세사이의 젊은 회화작가를 발굴하고 전시하는 프로그램인데, 2024년부터는 공모방식으로 젊은 예술작가의 참여 기회를 넓혀 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은 9번째 전시회로 주제는 '유포리아' 그리스어의 어원을 두고 라틴어의 뜻을 거쳐서 오늘날 영어로, 강렬한 행복감과 지속적인 기쁨상태를 말한다고 합니다. 즉 "평상시에는 느낄 수 없는 마약 등을 복용했을 때의 느껴지는 매우 강한 행복감" (나무위키) 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작품을 제작하거나, 보고 극히 강한 행복감을 느낀다"는 주제로 전시한 작품 중..
특히, 눈길을 끈 정유미 작가의 작품은 "물이나 바람같은 자연의 거대한 유동적 흐름을 담아내는 작업을 통하여서 특별한 감각을 불러일으켜 궁극적으로는 유포리아의 희열을 마주하게 된다."는 작품을 보고 느낀 것은 구름과 흰 솜같은 몽실몽실한 부드러운 붓질 그리고 실제하지 않지만 부드러워보이는 자연의 그림속에서 몽환적으로 천국과 같은 평온함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가는 실제 마주한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다가오는 메세지를 상상하고 추상적 풍경으로 펼쳐낸다고 합니다.
느낌이 좋아서 그림이 좋아서 담당자에 그림 살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미술관에서는 그림을 팔지 않아서 사실 수 없고, 작가에게 직접 연락해 보세요!!" 라고 합니다. 아~~ 미술관에서는 작품을 판매하지 않음을 다시한번 되새긴 하루..
작품을 연차별로 살펴보면
처음 세상에서의 삶에서 느낀 경계와 벽은 자신을 안전하게 지켜주기도하지만 단절은 원하지 않으므로 벽과 경계를 마시멜로, 스치로폼, 얇은 천으로 표혔했다면, 아이슬랜드와 노르웨이에서의 삶은 자연과 나, 그리고 그곳의 사람들사이 너와 나의 경계가 없음을 보고 자유함를 인식하고, 평안함과 해방감으로 작가의 그림의 소재는 부드러운 털과 같은 선의 결로 바람과 소리 그리고 섬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작가 내면의 변화가 너무나 평화롭고, 평온하며, 부드러운 작품들을 만들었습니다.
오랫만에 좋은 작품을 보게 되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유포리아와의 차이는 모르겠지만 행복감을 누리게 됩니다.
<미술관 설명글>
완벽한 무경계의 자유
정유미의 그림 속 장소는 부드러운 털과 같으니 선의 결이 만들어 내는 현실 감각에 기반한, 이 세상 아닌 것같은 바람과 소리의 입자가 흐르는 가상의 섬과 들판, 그리고 바다다.
이곳에서 작가는 자유의 유포리아를 누린다. 정유미는 이전부터 자신이 인식하는 세상을 그려왔다. 자신과 세상의 경계를 그리던 무렵의 작품을 살펴보면, '삼각지점'2016, '마을'2015, '보이지 않는 긴장'2015 에서는 아이슬란드 레지던시 시기에 특유의 주택 양식과 자연환경을 연구하였으며, '마음의 벽'2017에서는 자신과 세상을 경계짓는 벽을 직접적으로 등장시키기도 하였다. 이 시기 정유미가 그린 자신이 있는 장소는 물리적 장소가 아닌 본인이 인식하는 주변 환경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때 주로 다루던 경계/벽은 자신을 안전하게 가려 주기도 하지만 바깥과의 단절마저 원한 것은 아니기에 벽의 재질은 마시멜로나 스티로폼 덩어리처럼 부피가 크지만 가볍고 견고하지 않은 재질의 블록으로 얼기설기 구축되어있다. 또한 집과 마을을 둘러싼 막은 바깥이 보이는 레이스나 망사와 같은 형태로, 어떤 막은 그도 부족해 바깥과 연결되는 구멍마저 뚫려있다. 자기를 지키기 위해 경계하지만 바깥은 궁금한, 아직 알이 깨지지않은 상태의 정유미는 노르웨이에서의 자연도 사람들도 너와 나를 선긋는 경계가 부재한 상황을 난생처음 경험하며 완전한 자유에 대하여 인식하게 되었다. '모퉁이 돌'2018은 노르웨이의 긴장감 넘치는 피오르 해안의 구불구불하고 위험한 절벽길을 거침없이 운전하는 버스 기사의 여유로운 휘파람 소리에 긴장감과 두려움을 놓아 버리고 버스의 흔들리는 리듬에 몸고 마음을 맡겨 버린 기억을 담고 있다. 그곳의 여운은 '하얀휘파람III'2019, '하얀메아리'2019에서처럼 깃털이나 구름조각 같은 추상적 터치로 등장하기 시작하며 이제까지 해오던 작업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닫힌 문이 열리듯, 오랫동안 바라오던 해방을 만나며 작가의 붓 끝으로 거침없이 분출되는 선들은 점차 가벼워지고 있다. 깃털 정도의 입자로 표현되는 정도의 가벼움이었다가 ('고요한 독백'2020) 점차 가늘고 섬세하고 부드러운 고운 털의 거대한 평원이 되고'물과 풀이 바람과 마주할때'2023) 심지어 땅을 떠나 공기, 기체와 같아진다('구름산'2024), 땅을 떠나, 바람처럼 더없이 가벼워지는 정유미의 붓 끝은 어느새 0그램의 휘파람 소리까지 완벽히 구현하는 순간, 유포리아를 지나 유토피아로 사라져 버릴지 모르겠다는 상상마저 불러일으킨다.
정유미 작가에게 묻고 답하다
Q1. Why 왜 그리는가?
그림을 그릴 때 내가 살아 있음을 느낀다. 그림은 내 생각을 온전히 집중하여 표현할 수 있는 매체다.
Q2. What 무엇을 그리느가?
실제 마주한 자연으로부터 영감받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살아 움직이는 것을 그리고자 한다.
대상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 직접 마주한 대상과 나 사이에 일어나는 기운을 공감각으로 느껴 그림으로 표현한다. 대상으로부터 전해 오는 메시지를 추상적 풍경으로 해석하여 상상 풍경을 화면에 펼쳐낸다.
Q3. How 어떻게 그리는가?
온전히 기억과 상상으로 그린다. 스케치없이 그리므로 시작할 때의 구상과 다른 방향으로 작품이 완성되기도 한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자율성과 긴장감 사이를 오가는 외줄타기 같은 여정이지만 화면의 균형을 맞춰가며 진행해 간다. 그림을 그리는 몸의 움직임과 무수한 붓 터치가 쌓여 만들어 내는 화면은 내가 몰입한 세상이자 상상의 영역이다.
Q4. Message 무엇을 말하는가?
감정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은 어떠한 무한의 세계일지 생각한다. 이를 천천히 짚어보기 위해 움직이는 자연에 다가가 말을 건네고 그로부터 전해 오는 이야기를 감정과 감각으로 작품에 표현한다. 이는 자연으로부터 받은 마음의 위로를 다시금 작품을 마주하는 관람객에게 전하는 바이기도 하다. 현실을 당연히 여기기보다 질문을 던지고, 그 이상의 세계를 향해 시선을 확장할 가능성을 그림으로 펼쳐 보이려 한다.
Q5. Artist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가?
위안이 되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되고 싶다.
Q6. Art 예술이란 무엇인가?
무뎌진 감각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것. 익숙함에 가려져 멀어지고 흐려지는 대상을 향해 다시 가까이 다가가, 귀 기울이고 들여다보고 생각하게되는, 숨을 불어넣는 것.


























1982년생.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미술학부 한국화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 한국과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영국 골드스미스에서 순수미술전공 석사,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동양화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5년 chabah Yelmani Gallery 'Silent Memory', 2018년 갤러리밈 'White Silence', 아트비트갤러리 'Whispering Mind', 2021년 아트비트 갤러리 'Soft Whistle', 2023년 금호미술관 '버럼', 2024년 아뜰리에 아키 'Whilstle'등의 국내외 개인전을 가졌다.
단체전으로는 2010년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한국화판타지-한국화의 감각적 재해석', 2017년 서교예술실험센터 '고무고무- 열여섯의 움직이는 기술', 2022년 이강하 미술관 '바다와 미술관' 플레이스막1 '손끝의 말', 2023년 KT&G 상상마당 홍대갤러리 '지구에 커튼을 쳐 줄게', 에브리아트 '황금시간', 2024년 선화랑 '예술적 시각으로 공간을 경험하는 방식: 침잠과 역동'등에 참가했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2015년 SIM Residency, 2016년 Kunstnarhuset Messen, 2018년 대전문화재단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2021년부터 2022년까지 GS칼덱스재단 GS칼텍스 예울마루 창작스튜디오, 2022년 강릉문화재단 FAR EAST 창작스튜디오 등 국내외 레지던시에서 활동했으며, 2008년 서울시립미술관 신진작가 전시 지원프로그램, 2009년 소마드로잉센터 아카이브 작가, 2016년 포스코미술관 The Great Artist,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해외 레지던시 참가 지원 프로그램등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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