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메시스 아트뮤지엄에서 MIMESIS AP 9 전시가 있어서 찾아 보았습니다.
MIMESIS AP(Artist Project)는 본 뮤지엄에서 2018년부터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해온 35세부터 45세사이의 젊은 회화작가를 발굴하고 전시하는 프로그램인데, 2024년부터는 공모방식으로 젊은 예술작가의 참여 기회를 넓혀 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은 9번째 전시회로 주제는 '유포리아' 그리스어의 어원을 두고 라틴어의 뜻을 거쳐서 오늘날 영어로, 강렬한 행복감과 지속적인 기쁨상태를 말한다고 합니다. 즉 "평상시에는 느낄 수 없는 마약 등을 복용했을 때의 느껴지는 매우 강한 행복감" (나무위키) 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작품을 제작하거나, 보고 극히 강한 행복감을 느낀다"는 주제로 전시한 작품 중..
신준민의 밤 빛의 풍경화는 생경하게 느껴졌습니다.
야구장의 스파트라이트, 도로의 가로등빛 그리고 한 여름 바다에 반사된 태양의 빛 등 인공빛과 반사된 태양빛을 주제로 삼아 작품으로 만들어서인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소재의 회화작품을 본 적이 없으므로 신준민 작가의 작품에 대한 생각이 궁금해 졌습니다.
살펴보니
신준민작가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하는 빛의 에너지를 포착해 회화적 표현을 곁들인다고 합니다. 대구에서 성장한 작가는 2013년부터 달성공원 동물원의 인공적인 구조물과 우리에 갇힌 동물을 관찰했고, 비좁고 낙후한 시설, 야생성을 뺏긴 생명들, 어둠으로 가득한 풍경에 내면을 투영했다고하고, 2015년에는 작업의 무대를 시민운동장 야구장으로 옮겨서 관중의 함성과 뜨거운 열기 가운데 탁 트인 경기장을 비추는 스포트라이트가 눈에 띄었고, 야구장 조명에 다채로운 컬러와 역동적인 붓질을 더해 시합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표현했다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빛을 작업 주제로 삼은 기점은 2021년. 팬데믹으로 ‘유령 도시’가 된 고향을 떠나 친구들과 서해로 놀러간 작가는 잔잔하게 일렁이는 파도와 일몰의 빛을 눈여겨봤고 “빛은 나를 또 다른 기억의 저편으로 데려가는가 하면, 때론 눈부신 빛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하얀 어둠도 가져다준다. 빛과 함께한 지난날의 기억, 그 속에서 발견한 소리와 색채, 내면에 일렁이는 감각들이 더해져 캔버스의 물감은 수많은 선을 가로지르고 겹치고 흘러내리며, 나는 빛들에 빛들을 더하듯 흰색에 흰색을 더한다.” 최근에는 작가는 깜깜한 밤 산책로를 거닐며 꽃, 나무, 새 등을 플래시로 비춘 장면을 채집하고 즉,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그리고 인공 조명과 순간의 잔상, 마음의 풍경을 회회에 담고 있다고 합니다. - Artinculture 발췌
신준민 작가의 작품을 보고나서,
내 눈 앞 스탠드 조명 아래 책상에 펼쳐진 노트북과 어지러진 책과 컵 그리고 잡지들, 또 바로 옆 천장 매입등 불빛 아래 책장에 수북히 쌓인 책과 물품들이 달리 보입니다. 아마도 신준민 작가에게는 이런 모습들은 회화의 소재로 그려 달라고 아우성 칠 것 같습니다. 일상에서 익숙한 모습을 소재로 삼아서인지 신준민 작가의 작품은 인공조명 아래의 풍경화는 이질적이며 생경하지만, 정감이 느껴집니다.
<미술관 설명글>
신준민은 빛을 그린다.
신준민의 그림 속에서 하얗게 타오르는 인공광원의 빛은 경기장의 뜨거운 열기와 환호성과 하나의 덩어리로 뭉쳐 폭죽과도 같이 폭발한다. 추상적이고 표현적인 빛의 덩어리와 입자의 표현은 신준민이 그리며 터뜨리는 환희와 같은 감정과 동화되어 있다.
신준민에게 야구 경기장은 오랜 소재이자 항상 새로운 영감을 주는 곳이다. 경기장을 그린 초기 작품 '필드'2015는 수많은 군중이 들어찬 열광적인 현장을 묵직한 색으로 거대한 화면에 가득 그려 내 화면에 담긴 에너지가 한결 더 농축된 인상을 준다. 신준민의 작품에서 빛이 주인공이 된것은, 생경한 감각을 찾아 그려 오던 어두운 도시의 적막한 풍경이 팬데믹 상황의 특별하지 않은 일상 풍경이 되어 버린 이후였다. 이전 작품인 '산책'2017과 '푸른 소리'2019의 어둑한 풍경은 인적 없는 인조 시설물의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담아내면서 작가가 현재 진행 중인 빛 시리즈와 일견 대조적인 위치에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화이트 페어리'2024, '플러드라이팅 '2024 등 경기장의 인공광에 그려진 빛의 입자들이 표현된 방식이 '하얀 바람'2017, '고스트'2020에서 보이지 않는 힘의 움직임을 수많은 선과 물감 파편들로 빠르게 휘두르고 쌓으며 그린 것과 동질의 표현임을 깨닫게 되는 순간, 신준민이 자신만의 일관된 방식을 10년이상 발전해 왔음을 알게 된다. 붓에 묻힌 물감이 화면에서 빛으로 하얗고 눈부시게 타오르든, 혹은 경기장의 수많은 사람과 철조망을 그리는 여러가지 색의 감산 혼합을 통해 어둡게 가라앉든 작가가 캔버스에 붓으로 행했을 일은 크게 다르지 않고 그 밀도 또한 묵직하게 가득 차 있다. '밤 빛'2023은 거의 검은색으로 가득 차다시피 하여 신준민의 작품 중 가장 이질적인 첫인상으로 다가온다. 이 작품의 까맣고 넓은 면을 바라보다 보면 그곳은 빈 것이 아닌, 가득차 있는 공간이라는 인상을 받게 되는데, 이 작품역시 신준민의 다른 화려한 화면의 작품들과 본질적으로는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면 우리는 그의 유포리아를 만나고 있는 것이지 않을까.
신준민에게 묻고 답하다.
Q1. Why 왜 그리는가?
산책하며 마주하는 풍경은 마치 스스로 어디론가 데려가 달라는 듯 나를 미묘하게 끌어당긴다.
그렇게 풍경에 투영시킨 내면의 감정을 캔버스에 표현함으로써 나는 위로받으며 이상적인 풍경을 찾아가게 된다.
Q2. What 무엇을 그리는가?
산책자가 되어 일상에서 낯설게 다가오는 풍경이나 동물원, 야구장, 달성습지 등 특정 공간이 가진 정서에 주목하여 내면의 쓸쓸하고도 공허한 감정을 투영시켜 표현한다. 최근에는 빛과 풍경이 가지는 내러티브에 관심을 가지며 회화적 실험을 하고 있다.
Q3. How 어떻게 그리는가?
산책을 통해 촬영한 이미지를 활용하고, 사진의 기존 컬러를 최대한 배제한다. 사진 이미지는 초중반 화면 구성 시에만 잠시 쓰고, 이후에는 산책을 통한 경험과 기억을 토대로 그린다. 이때 캔버스 안에서 많은 양의 미디엄과 빠른 붓질을 통해, 물감을 중첩하고 흘러내리게 하며 회화의 물성을 적극 활용한다.
Q4. Message 무엇을 말하는가?
내가 그림을 그리듯 풍경도 그림을 그린다. 그날의 풍경을 그린 건 우연히 마주한 그날의 풍경이 그곳을 그려 주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반복된 일상에 스쳐 지나가는 풍경일지라도 회화의 아름다움을 통해 누군가에겐 저마다의 풍경이 되길 바란다.
Q5. Artist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가?
흰 캔버스 앞에서 첫 붓질의 설렘을 간직하고, 작업하는 순간만큼은 모든 것을 쏟아붓는 작가가 되고 싶다.
Q6. Art 예술이란 무엇인가?
저마다의 이상적이며 아름다운 삶을 찾아가는 것.
신준민은
1985년생 영남대학교 디자인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영남대학교 일반 대학원 회화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4년 봉산문화회관 '겨울잠'을 시작으로, 2024년 어울아트센터 '빛이 지나간 자리', 2022년 아트스페이스 보안 'New Light', 2024년 파이프 갤러리 'White Out', 아트스페이스 펄 'White Shadow' 등의 개인전을 가졌다. 단체전으로는 2018년 스페이스 K '경험의 궤도', 2021년 대구문화예술회관 '일상은 아름다워', 2022년 파이프 갤러리 'Flaneur', 2023년 페이지룸8 'Walking on canvas', 대구예술발전소 'Hyper Impressionism' , 시안미술관 '예술통신사 : 거점', 2025년 페이지룸8 x 지우헌 '옥토' 등이 있다. 2015년 대구문화예술회관 올 해의 청년작가, 2017년 2019년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 청년작가, 202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청년예술가생애첫지원 등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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